영화에 대한 리뷰, 2000년대 초반 남북문제를 다룬 영화들에 대한 분석이 실려있습니다.
이젠 애써 출처를 찾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‘영화는 현실을 반영 한다’는 말은 상식이 되다시피 했습니다. 굳이 그 사회 모습을 묘사한 시대극이 아니더라도 영화 속에는 어떤 식으로든 그 사회상이 녹아있기 마련입니다.
그런데 영화는 당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지만 현실과 정반대 모습으로 또는 현실을 제3의 시각으로 해석하는 형식으로, 현실을 보여주기도 하지요. 그래서 롤랑 바르트는 “영화는 그 사회의 상상물”이라고도 했는지도 모릅니다.
그리고 우리는 영화를 보고 각자 자기만의 방법으로 자기가 본 영화를 해석하지요. 아무리 넘치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영화관을 찾아 멍하니 화면을 응시했더라도, 어떤 식으로든 자기가 본 영화를 돌이킵니다. 또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를 함께 보았다 하더라도, 좋은 인연을 만든 지 얼마 안 된 사람과 헤어짐으로 인연을 정리한 사람이 갖는 느낌은 서로 다를 것입니다.
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하나이지만, 그걸 본 느낌은 영화를 본 관객 수만큼이나 다양하겠죠. 그리고 관객들은 각자 자기 식대로 해석한 영화를 함께 영화를 본 이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면서, 블로그에 자기 느낌과 생각을 올려놓으면서, 아니면 언론매체에 발표하면서 그 해석을 공유합니다.
저는 수많은 관객 가운데 하나입니다. 영화 제작 관계자도, 영화 담당 기자도 아닌 그저 영화를 좋아하는 평범한 영화 관객이지요. 우리나라 서민들이 그러하듯이, 저도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는커녕 하루하루를 지탱하는 것도 힘겨워 하지요.
이상은 저 높이 있지만 현실은 시궁창 속인 사람은 어떻게 영화를 해석할까요. 두 가지를 모두 갖고 있는 저는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지, 우리한테 희망은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 봅니다.
저는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, 감독은 세상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입니다. 풍경화 같이 아름다운 모습, 영화 속 주인공들의 절절한 사랑 얘기에 동감하는 건 덤으로 얻는 즐거움이었고요.
어느 감독은 ‘영화는 두 시간 동안 꾸는 꿈’이라고 말한 바 있지요. 두 시간 동안 꿈을 꾼 뒤, 꿈풀이는 관객들 몫이겠지요. 제 글을 읽으면서 자기만의 꿈풀이를 하시기를.